시와 시조

마지막 카렌다

고운흙 2012. 11. 9. 02:43

마지막 카렌다

 

 

타다가 잠기어 드는 낡은 벽지 한 장

하루에도 몇 번씩 바람벽을 쳐다보며

흐르고 머무는 것에

함께 흔들리던 날들

 

 

지는 잎 빛깔마다 그리움 새로 솟듯

슬픔으로 기다리고 기뻐 잊으려 했던

굴절된 필름 속에서

노을은 눈이 부시다

 

 

저무는 햇살 한 자락 초라히 남겨 놓고

덜 익은 나이 하나가 또 다가오고 있다

산다는 욕심만으로는

다하지 못할 무게로